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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굴업도 백패킹 - 한국의 갈라파고스

한국의 갈라파고스 혹은 백패킹의 3대 성지로 일컬어지는 굴업도, 선자령, 비양도 중에서도 가장 으뜸인 굴업도 추억을 소환해 본다.
 

굴업도는 제주도를 거쳐가야 하는 비양도 못지않게 접근성이 그리 좋지는 않다.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덕적도로 가서 거기서 다시 굴업도 가는 배를 갈아타야 하는데, 하루에 입도, 출도 각 1편씩이고 기상 악화나 승선 인원 제한으로 한 달 전부터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주말에 굴업도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아무튼 해외 출장 기간 중에 사전 예약 일자가 걸쳐있었지만 어렵게 어렵게 예약 성공!!!

가자 굴업도!

 

여객터미널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덕적도행 안계시면 오라이~~~

인천에서 덕적도까지는 오전 11시 배를 타고 1시간 뒤 덕적도에 도착해서 잠시 한 숨 돌리고 13:10 굴업도행 배로 다시 갈아탄다. 또다시 한 시간 가까이 배를 타고........
드디어 굴업도 도착. 여기서 한 눈 팔지 말고 바로 후다다닥 셔틀을 잡아 타야만 한다. 선착장에서 굴업도 마을까지 무료 운행 중인 이장님 표 무료 셔틀.

셔틀 한 대로 왕복해서 방문객을 날라야 하니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언능 탑승 완료^^

이제 이장님 마트에서 물과 음료 맥주 소주 양껏 사서 배낭을 가득 채우고 굴업도 랜드마크인 고씨 민박 앞에서 인증 사진은 필수.
다음날 하산 후에 식사하는 것으로 이장님 댁에 미리 예약을 하면, 개머리언덕에서 1박 하고 다음날 하산해서 배 타고 덕적도로 나가기 전에 맛있는 시골 한정식으로 해장까지 해결할 수 있다.

캠핑을 안하고 여기서 민박하는 방법도...

 

이제 바닷가를 가로질러 해변을 따라 산 밑에 다다르면 본격적인 개머리언덕 트랙킹 시작...

해안선도 너무 멋있는데 헨폰 사진으로는 한계가

20kg 백팩 메고 야영지까지 전체 1시간 정도 예상하고 꼬불탕 길을 실실 대충 30 ~40분 정도 오르면 살짝 숨이 차오르고 이참에 사진도 찍고 한 숨도 돌리면서........

자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개머리언덕.
그런데 정말 여기가 한국이야!!!
왠지 새삼 애국심, 자긍심 뭐 그런 생각들이 뿜뿜

이날 미세먼지가 옥의 티

3일 연휴라 그런지 캠퍼들도 많아서 언덕 아래쪽 바닷가 근처에는 여러 팀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사이트를 세팅 중이라 우리는 언덕 위쪽 한적한 곳에 사이트를 구축하고 주섬 주섬 저녁 채비를 한다. 백패킹에는 기름도 덜 튀고 물티슈로 설거지도 깔끔한 한우 채끝살을 손바닥 만한 티타늄 코펠 뚜껑에 한점 한점, 한 잔, 두 잔 ~~~~~

내 인생 가장 큰 선물! Mon Cadeau...

개머리언덕 아래로 보이는 다른 캠퍼들

영상 촬영 중에 절묘한 타이밍으로 블루투스를 타고 흘러나오는 Mon Cadeau! 음악 중간중간 바람 소리와 지글지글 채끝살 굽는 소리가 자연스레 피처링이 되어 굴업도의 노을을 붙잡고 있다.
미세 먼지가 살짝 아쉬웠지만 굴업도는 꼭 다시 와야 하는 내 인생 최고의 여행지, 다음을 위하여 잠시 keeping 하기로 하고,

아마도 다음글에서 소개가 되겠지만, 이제껏 내 인생 최고로 가장 행복한 딱 그 순간은 과테말라 티칼 여행 중의 한 순간이었고,

굴업도 야경

그리고 내 인생 가장 행복한 시간의 연속은 굴업도에서의 1박 2일!

 

산중턱 아래쪽에 야생 사슴들이 아주 흐릿하게

굴업도 백패킹도 행운이지만 3대가 덕을 쌓아야~~ 아닌가? 착한 사람만 만나게 된다는 야생 사슴 가족들이 멀찍이서 한가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있다.

하산길에 보는 해변은 과연 여기가 서해안 맞아. 정말 여기가 한국이지!

하산 길에 내려다 보이는 해변은 레돈도 비치! LA에서 가끔 들렸던 한국횟집이 있는 Redondo Beach와 흡사하게 완전히 둥근 모양의 해변이 모레사장도 아주 고운 날 것의 해변으로 남아 있다. LA 레돈도 비치는 각종 상업 시설로 가려져서 이름만 Round이지만 여기는 사진처럼 둥근 천연의 해변이라 더욱 소중한 느낌이다.

동해나 인근 서해에서 보기 힘든 아주 고운 모래 해변이 한창 드넓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우리 땅에 모 기업에서 리조트에 골프장까지 만든다고 떠들썩했었는데 아직은 다행스럽게 그런 소리가 이어지지 않아서 내심 안심하면서 조마조마 감사 감사.
직업상의 특혜(?)로 지금까지 5 대양 6 대륙 중에서 호주 빼고 5 대륙은 모두 걸쳐보고 비행기도 대충 1,200번 이상 탑승하면서 여기저기 많이도 다녀보았지만 우리나라에도 구석구석 이곳저곳 알게 모르게 너무나 좋은 곳이 많아서 항상 감사하고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