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친구 부부와 근교 산행을 마치고 뒤풀이 중에 부산여행 이야기가 나왔다. 지인 부부가 KTX를 타고 1 박 2일 부산 여행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내심 우리도 급 부산이 땡겨졌다.
우리 같이 갑시다! 그 집은 해운대 야경을 즐기며 저녁을 하고 다음날 인근의 유명한 대구탕집에서 해장을 하는 것이 부산여행 목표라고 한다. 나는 자갈치 시장에서 회 한 접시에 소주를 하고 2차로 곰장어까지 달리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데... 한 술 더 떠서 아내는 태종대 방문이 1순위란다.
해외 출장을 떠나기 전에 중요 준비 사항 중의 하나가 Trip Itinerary이다. 대부분 미국 각지에 분산된 Buyer meeting을 위해서 미국 내에서도 국내선을 여러 번 갈아타고, 뉴욕, LA, Chicago 등 대도시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연결 교통이 안 좋으니 차량 rent를 해서 빡빡한 상담 일정을 맞추어야 하여서 일자 별, 시간 별 이동 계획 작성에 이골이 나있었다. 그런데 그 집 남편은 어떻게 일반 사람임에도 이렇게 시간 단위로 세부 계획을 짤 수 있을까?
세부 일정을 잡다 보니 양쪽 집에서 추가 여행지가 늘어나게 되고 자연스레 이틀의 짧은 일정에 KTX로 이동은 비효율 자체였다. 그래서 우리 차 한 대로, 누구나 운전 보험 가입하고 교대로 운전하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첫째 날 새벽 5시 30분에 출발~~~ 남자 둘이서 교대로 운전을 하니 피곤도 덜 하고 그리 힘들지 않게 아내의 1순위 선택인 태종대에 도착했다. 대학 때 처음으로 태종대를 방문하고 이번이 두 번째이니 거진 30년이 훌쩍 지났지만, 태종대 맨 아래 바닷가 좌판 횟집은 아직도 그대로 있었다. 모둠해산물에 소주 한 잔.... 끝!
아내는 이번 부산 여행에서 이것으로 이미 대만족이란다.....
호텔을 해운대로 할까 자갈치시장 근처로 할까 고민하다가 저녁 일정 우선으로 잡다 보니 자갈치 시장 바로 옆에 3성급에 가격도 착한 스탠퍼드 호텔로 잡았는데, 새로 지은 지 얼마 안 되어 Room condition 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해서 모두가 흡족했다. 더구나 BIFF 거리와 자갈치 시장이 모두 도보로 500M 전후라서 도보 이동도 너무나 편해서 이루 말할 수 없이 대 만 족!
부산타워에서 보게 된 부산 구시가지는 불현듯 어린 시절의 단상을 소환하며 동시에 왠지 낯설면서 먼 나라의 정취까지 혼재되어 다가왔다. 태종대에서 호텔로 오기 전에 송도 케이블카를 타보고 왔었는데, 홍콩의 오션파크나 베트남 하롱베이 일정 중에 타보았던 케이블카에 비해서 탑승 시간도 짧고 해안 절경도 특별하지 않아 그만 그만. 이래서 Standard가 높아지면 일상에서는 만족지수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지는 것 같다.
나에게는 메인이벤트인 자갈치 시장! 여자들이 쾌적한 곳을 선호해서 비교적 한가한 신시장 3층에 자리를 잡았다. 저녁 주종은 "쿠바 리브레".... 중미 지역에서 근무할 때 매번 마시던, 럼주에 콜라와 라임오렌지를 메인 base로 만드는 칵테일이고, 한국에서도 쉽게 구하는 Bacardi Con Limon과 라임 오렌지를 집 근처에서 미리 준비를 했었다. 콜라는 근처 마트에서, 얼음은 횟집에서.....
칵테일 제조하는 것을 보고 횟집의 젊은 여사장님이 관심을 보여 한 잔 권하였더니 곧이어 사장님 남편까지 불러서 몇 잔 더 추가 추가 원샷! 횟집 전체가 축제로구나~~~
당연히 2차는 곰장어 집으로..... 그런데 1차에 너무 달려서 사진도 없다.
다음날 아침은 체크아웃하고 친구집에서 1차로 노미네이트 하였던 해운대 대구탕집으로 고고고, 사실 부산에서는 복국인데 굳이 부산에서 대구탕???
아니다 왜 친구 부부가 모든 것을 양보하고 2일 차 오전 운전을 안 한다고 했는지, 시원한 대구탕 국물에 반 주 한 잔 하는 표정을 보고 알아 버렸다.
해운대에서 아셈타워를 한 바퀴 돌고 고등어 횟집에서 점심, 그리고 해운대 바닷가 어슬렁거리기가 여기서의 마지막 일정이었다. 그리고 불현듯! 아니 어떻게 일요일 오후에 해운대에서 노닐다가 운전하고 집에 가서 다음날 월요일 정상 근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이야? 사실은 조금은 생경하기도 하고 바로 실감이 오지 않았다.
부산이 이렇게 가까웠나? 헐, 우리나라가 이렇게 작은 나라였어? 어쨌든 이래저래 빨리 통일이 되어야지~~~
친구네 광교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마지막 경유지가 해동용궁사였다. 종교를 떠나서 바닷가 바로 옆 사찰의 위치와 유례가 새삼스러웠다. 아직도 우리나라에 내가 모르는 많은 명소들이 있구나! 해동용궁사 진입로의 작은 대나무 숲은 얼핏 중국이나 베트남 어느 지역에서 스치듯 지나친 광경들과 오버랩이 되었다.....
용궁사에서부터 거진 4시간을 교대로 운전하고 휴게소에서 저녁도 먹고 하다 보니 첫날 계획에서 2시간 정도 초과를 하였지만 계획된 모든 일정을 하나도 빠짐없이 소화하고 이로써 부산 번개를 마무리하였다. 일정이 빡빡한 면도 있었지만, 두 집 부부가 성격도 잘 맞고 서로를 배려하다 보니 호흡도 척척, 즐거움은 따따블~~~~~
가끔 번개도 만들고 부부 동반 캠핑에 산행에 또 다른 여행에 다음 일정 잡기가 바쁘다 바빠^^
이달 말에 다른 한집까지 추가해서 3집 부부가 자라섬 캠핑 약속 확정이라 벌써부터 설렘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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