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자라섬 캠핑을 다녀왔다. 흔히 자라섬을 오성급 캠핑장 중에 하나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시설은 약간 오래되었지만 수도권에서의 접근성도 1시간 ~ 2시간 이내의 거리이므로 location도 적당한 것 같고, 무엇보다도 서도, 중도, 남도로 이루어져서 다양한 테마존을 이루고 있으면서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레이아웃도 우수하고 자전거, 농구, 축구 등등 여러 가지 아웃도어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캠핑장과는 차별화된 특징이 있는 캠핑장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 잘 알고 있는 재즈페스티벌로 유명한 바로 그 섬이 자라섬이다.
자라섬 캠핑장은 2008년 "가평세계캠핑캐라바닝대회"를 개최하면서 지금의 면모를 갖춘 대형 캠핑장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국립이나 다른 지자체에서 운영 중인 휴양림이나 캠핑장 중에는 다양한 구성과 이벤트가 가능한 공간들이 있고, 저마다 계절과 필요에 따라 여러 가지 형태의 캠핑이나 피크닉을 즐길 수 있지만 그 규모와 주변 환경에 따라 캠퍼들의 선호도에서 많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정부 기관에서 운영 중인 휴양림이나 캠핑장들은 예약 자체도 너무 어려워서 많은 곳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가끔 자라섬과 비교되는 곳 중의 하나가 이포보 캠핑장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이포보 캠핑장은 최근에 조성된 캠핑장이다 보니 나무 그늘이 많지 않아서 여름에는 어느 정도 땡볕을 각오하여야 한다. 전국적으로 국립 휴양림으로 유명산, 무의도, 덕유산 등등 137개 정도 있고 지자체 운영의 캠핑장까지 포함하면 150개 이상이 있지만 그중에서 개인적으로는 자라섬이 으뜸인 것 같다.
자라섬에는 렌털용으로 39개 캐라반이 있어서 글램핑도 가능하고, 개인 캐라반이나 트레일러를 끌고 갈 경우에는 104개의 해당 사이트가 있으며, 오토캠핑장으로도 191개 사이트가 있는 초대형 캠핑장이다. 규모도 크지만 사실 전체 면적도 680,300 m2 이므로 축구장 95개 이상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이니 각 캠퍼들 간의 프리이버시를 위한 여유 공간은 다른 캠핑장들에 비해서 아주 월등하게 좋은 편이다. 더구나 사설 캠핑장의 경우 각 사이트 간 간격이 너무 좁아서 캠핑 다음날 본의 아니게 옆집 가정사까지 파악하게 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도 많지만, 자라섬은 그런 부분에서 훨씬 쾌적하고 넉넉한 공간이 보장되는 장점이 있다.
우리 부부는 웬만하면 사설 캠핑장은 피하고 자라섬 아니면 이포보나 지금은 공사 중인 목계솔밭과 같이 넓은 부지의 캠핑장을 선호하는데 사실상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라 예약이 안 되는 경우에는 차라리 인적이 드문 오프로드 캠핑을 즐기는 편이다. 드디어 지난달 사전 예약에서 날씨도 추워서 경쟁이 낮았던 이유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운 좋게 선착순 예약 당첨! 아내 친구 부부 2집 포함 3쌍이 두 개 사이트에서 번개캠을 할 수 있었다.
남자들은 두 개의 캐라반 사이트에서 하나는 우리 집 오프로드 트레일러로 자리를 잡고 나머지 하나는 콜맨 트윈룸 텐트를 피칭하였다. 참고로, 동절기에는 전기 배선이 안 되는 오토캠핑 사이트는 개방을 안 하고 캐라반 사이트만 예약을 받는데, 우리처럼 트레일러를 세팅하거나 텐트를 설치하고 전기장판과 석유난로 등으로 세팅을 하면 웬만한 추위에도 걱정이 전혀 없다. 특히 우리 트레일러는 루프탑 텐트라 1층에 난로를 피우고 2층 침실에 전기장판을 연결하면 한겨울에도 찜질방 수준이라 반바지, 반팔 옷은 필수 준비물이다.
그사이 여자들은 1시간 남짓 자라섬 산책을 한다. 이제 한 두 달 뒤면 섬 전체가 꽃밭이 되고 각종 테마의 꽃동산이 꾸며지고 둘레길 산책에서도 자라섬의 진가가 발휘되겠지만, 꽃 피는 춘삼월이 아니더라도 자라섬은 일 년 내내, 사계 모두 각각의 매력을 품고 있어서 매번 새로운 감동과 즐거움을 느낄 수가 있다. 개인적으로 자라섬 캠핑에서 항상 제일 좋아하는 것이 일단 캠핑 사이트 먼저 구축하고 나서 저녁을 먹기 전에 으레것 서도를 벗어나 섬 안에서 중도 남도로 이어지는 북한강변의 둘레길을 그저 한가하게 멍 때리며 걷다 보면 모처럼의 안식과 힐링의 시간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 밖에도 집에서 자라섬을 가는 길이 팔당댐을 지나 멀리 두물머리, 물의 공원을 거쳐서 북한강변을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영원한 MT의 성지인 대성리를 지나게 되고 추억의 경춘가도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남이섬, 그리고 바로 옆의 자라섬! 오고 가는 길 자체가 환상의 드라이브 코스라서 운전의 고단함도 잊고 오롯이 힐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 우리나라 캠핑 인구도 빠른 속도로 늘어났지만, 이에 비하여 많은 인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 캠핑장이나 휴양림들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자라섬같이 쾌적하고 아름다운 사이트를 예약하였다면 더없이 행운이고 즐거움도 크지만, 혹시나 정식 캠핑장이 아닌 각자의 캠핑 명당이나 숨겨진 장소에서 머물게 되더라도 우리의 아이들과 또 그 아이의 아이들까지 대대손손 물려주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소중한 강산이기 때문에 보다 더 깨끗하고 오염이 안되도록 우리 모두 클린캠 하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항상 무엇보다도 내가 먼저 솔선수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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